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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10월] 페미니즘 운동, 다시 시작이다.

2024-10-04 | 관리자 | 조회 559

페미니즘 운동, 다시 시작이다.

 




임수정(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딥페이크(deep fake)는 딥 러닝(deep learning)과 가짜(fake)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이미지 합성기술을 의미한다. 언론에 따르면, 딥페이크는 2017년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서 딥페이크(deepfakes)라는 ID를 쓴 이용자가 기존 포르노 영상에 여성 배우의 얼굴을 입혀 만든 영상이 유명세를 타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여성현실연구소 권김현영 소장은 딥페이크는 딥러닝 알고리즘과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을 사용해 일어나지 않은 사실적인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를 생성하거나 조작하는 합성 미디어 제작의 광범위한 범주를 지칭하는 말이라고 설명한다. 딥페이크 기술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일상 전반에 걸쳐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성착취물 제작, 판매, 유포로 인한 공포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만든 놈, 판 놈, 본 놈. 모조리 처벌하라!”

대한민국 페미니즘 이제 다시 시작이다!”

 


 이 구호는 지난 921일 서울시 종로구 혜화역에서 딥페이크 성착취 범죄 규탄대회에 등장한 것이다. 언론에 따르면, 이날 시위를 주최한 곳은 여성혐오 규탄 공동행동: 이하 공동행동이었다. 공동행동은 서울지역 6곳의 여성대학을 중심으로 결성되었는데, 202311월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진주편의점 여성혐오 폭행사건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페미니스트를 악마화하고 위협하여 죽음에 이를 때까지 폭력을 자행하고 있는데도 그 누구도 제대로 책임지지 않는 현실을 조금이라도 바꿔보자는 취지로 결성했다고 한다. 혜화역 규탄대회를 개최하게 된 계기도 딥페이크 성착취 범죄에 대해 그 위험성과 반여성적인 현실을 드러내고, 침체 된 여성운동 분위기에 균열을 내기 위함이라고 한다.


 현 정부 정책의 여성 삭제 기조에 따른 침체이든, 반복적이고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여성혐오와 여성인권 침해로 인한 침체이든, 한 번 가라앉은 여성운동 분위기를 되살리는 것은 쉽지 않다. 성평등한 사회 변화에 대한 반발심리(백래시 backlash)가 여성에 대한 무차별 폭력으로 드러나고 있는 현실에 제동을 걸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 곧 이슈인 세상이다. 결코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 남자가 여자를 패고 죽이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회가 우리 사회인 것이다. 페미니스트들은 성평등 한국사회를 만들기 위해 의욕적으로 활동해왔지만 좌절은 일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딥페이크 성착취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혜화역에 모여든 수천 명의 피맺힌 외침을 불씨 삼아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는 것이 공동행동의 설명이었다.

 

 그보다 앞선 910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를 비롯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단체들의 공동주최로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폭력 관련 긴급 집담회가 개최되었다. ‘일상을 위협하는 사이버 생태계의 여성주의적 전환이 주제였다. 발표자로 나선 권김현영 소장은 이 총체적 실패로부터 시작합시다!’라고 말문을 연다. ‘일단 우리가 실패했다 인정하고 왜 실패했는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짚어보자는 것이다.


 딥페이크 동영상의 문제점은 성착취라는 점이다. 가해자의 성적 쾌락이나 금전적 이익을 목적으로 제작, 유포된다는 점이 문제이다. ‘지인능욕을 위해 남성들이 여성들의 얼굴만 오려붙여서 포르노 영상을 대량으로 만들어 유포하고 있음에도 국가와 정치권은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

온라인 가해의 지인능욕행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2016년 소라넷(사이트), 2017SNS(의 한 종류인) 텀블러, 2018년 트위터, 2019년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n번방), 그리고, 2024년 딥페이크 문제까지 디지털 성착취 범죄는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디지털 성착취 범죄에 대해서, 그동안 정부 대책은 2017년 디지털성범죄피해방지정부종합대책, 2019년 웹하드카르텔 방지 대책, 2020n번방 방지법을 발표했다. 하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처벌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포르노가 아니라 음란물이라는 둥, 문화라며 지나친 강제는 오히려 독이라며 어물어물 하는 사이에 가족, 학교 선생, 동료를 악용한 딥페이크 성착취물이 온라인을 뒤덮었다. ‘겹지인방이라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지역이나 대학교를 중심으로 특정 여성을 동시에 아는지 확인하고, 함께 아는 여성이 있으면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평범한 사진을 공유한 뒤 이를 악용해 불법합성물을 제작하는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것이다. 특정 개인의 불법합성물이 다량으로 제작되면 아무개 능욕방같은 이름으로 개인별 대화방이 생성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포르노 영상물 출연자가 되어 온라인 상에 퍼지는 것이다.


 지난 9월 정기국회에서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소지하거나 시청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그러나 처벌법이 강화되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함께 살아가는 공동체가 평화롭고 평등하기 위해서는 성평등 인식교육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는 인권교육은 필수 교육이다. 규칙을 지키고, 상대방을 의식하고, 조심히 행동하고, 이기적인 주장에 앞서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고 양보하는 윤리의식과 겸손한 태도를 가르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페미니즘 운동은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