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29 | 재단 담당자 | 조회 191
인구의 날, 숫자가 아닌 사람을 생각하는 날
: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함께 만들어 갈 새로운 미래
인구보건복지협회 광주전남지회 본부장
장 인 숙
매년 7월 11일은 '인구의 날'입니다.
1987년 세계 인구가 50억 명을 넘어선 것을 계기로 UN이 제정한 이날은 단순히 인구의 많고 적음을 이야기하는 날이 아닙니다. 사람의 삶을 둘러싼 인구구조의 변화와 그것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민하고,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자는 약속의 날입니다.
우리나라도 2011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개정을 통해 인구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했습니다. 이제는 저출생과 고령화라는 현실을 사회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올해 인구의 날은 더욱 특별합니다.
2026년, 우리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라는 새로운 출발선에서 첫 번째 인구의 날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행정구역의 통합을 넘어 사람과 사람, 도시와 농촌,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야 하는 중요한 시점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광주의 인구는 이미 140만 명 아래로 내려왔고, 전라남도 대부분의 시·군은 인구감소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학교는 학생이 줄어들고, 지역의 상권은 활력을 잃어가며, 청년들은 더 많은 기회를 찾아 지역을 떠나고 있습니다.
결혼을 고민하는 청년, 출산을 망설이는 예비부부, 육아와 직장을 함께 감당하는 부모, 손주를 돌보며 자녀의 삶을 함께 책임지는 조부모까지.
그분들의 이야기는 모두 조금씩 달랐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사회인가?"
많은 사람들은 저출생을 개인의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부모들의 삶은 선택 이전의 현실을 이야기합니다.
안정적인 일자리, 부담 없는 주거, 믿고 맡길 수 있는 돌봄, 경력단절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일터,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를 응원하는 사회적 분위기.
이러한 조건이 갖춰질 때 비로소 결혼과 출산은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삶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도 달라져야 합니다.
여성에게만 출산과 돌봄의 책임을 기대하는 사회에서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엄마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아빠의 일이고, 가족의 일이며, 기업의 책임이고, 지역사회의 역할이며, 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공동의 과제입니다.
그래서 인구정책은 곧 젠더정책이기도 합니다.
여성과 남성이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가장 강력한 인구정책입니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지난 60여 년 동안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인구문제와 함께해 왔습니다.
산아제한을 이야기하던 시대도 있었고, 성비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시기도 있었습니다.
협회는 '함께 키우는 아이, 함께 만드는 미래'라는 슬로건 아래 아이를 키우는 일이 여성만의 책임도, 한 가정만의 몫도 아닌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해야 할 공동의 책임이라는 가치를 실천해 오고 있습니다.
생애주기별 인구교육과 100인의 아빠단, 대학생 네트워크, 지역연대 활동을 통해 돌봄과 육아를 함께 나누는 문화를 확산시키며, 모두가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정책보다 인식이 먼저 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아빠가 늘어나고, 가족의 형태를 존중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으며, 청년들은 자신이 살고 싶은 지역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정책과 만나고 지역사회가 함께 응답할 때 비로소 지방소멸의 위기는 새로운 희망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이제 하나의 생활권, 하나의 공동체입니다.
도시와 농촌이 경쟁하는 시대를 지나 광주의 청년이 전남에서 꿈을 펼칠 수 있고, 전남의 아이가 광주에서 다양한 교육과 문화를 누릴 수 있으며, 어느 지역에 살더라도 가족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함께 만들어야 합니다.
인구의 날은 더 이상 '몇 명이 태어났는가'를 이야기하는 날이 아닌,
누구나 살고 싶고, 일하고 싶고, 아이를 키우고 싶은 지역을 만드는 날, 서로를 돌보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가치를 다시 확인하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사람이 행복한 지역에는 사람이 모입니다.
그리고 사람이 머무는 곳에 미래가 있습니다.
올해 인구의 날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곳에서 살아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지역,
그 미래를 지금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광주여성가족재단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합니다.